취업

인생후반기,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

인생후반기,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

 

우리는 매일매일 일을 한다. 회사일, 가정일, 자녀일, 남의 일까지 수도 없는 일들을 만들고 해내며 인생을 만들어 간다.  나는 어제 무슨 일을 했던가, 우리는 가끔 오늘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제 일을 어떻게 기억을 하냐? 이렇게 농담을 한다.  정말 나는 어제 무슨 일을 했으며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어제의 나는 수 없는 경쟁과 싸움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직업속의 일들을 통해서 현재의 나의 일이 있음을 고백한다. 여타 직업들이 그렇듯이 내가 있었던 향수.화장품 명품업계에도 남보다 위에 올라가기 위한 몸부림이 처절했다. 매장에서 엠디 개편이 있을 때면 나의 경쟁브랜드보다 1센치도 면적이 작으면 안되었고 암암리의 멋진 협상으로 경쟁사보다 조금 우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치더라도 개편 이후에 그 브랜드는 새로운 뭔가를 얻어내는 협상의 협상이 이어지곤 했었다. 매출도 마찬가지였다, 나 보다 뒤에 있는 브랜드가 언제 나를 누를지 모를 불안함으로 매일매일 비교하며 매장 직원들에게도 당근과 채찍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했고 고객들에게는 프로모션을 통해서 매장으로 유도하는 수도 없는 아이디어 싸움을 하면서, 그렇게 경쟁속에서 기쁨과 속상함 그리고 희열을 느끼며 일을 해왔었다. 돌아보면 회사의 일이 내 일이었고 내 삶이었고 가정보다 자녀보다 1순위로 일을 했던 것 같다. 어쩌면 급여를 받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직업이었다기보다 일과 직업이 혼연일체된 삶이었음이 맞는 것 같다. 당시에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이어져도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게 성공이었고 그 뒤에 오는 희열이 있었기에 오랜 세월 살아남았던 것 같다. 더더구나 일을 잘 하니 스카우트되면서 연봉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중년이 될 때까지 쉼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랬던 나의 인생과도 같았던 일을 내려놓았던 것은 회사내에서 벌어지는 정치가 싫어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몰래 세워 놓았던 개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보란듯이 퇴사했는데 세상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일은 멈추었고 코로나 기간 동안 휴지기가 길어지니 일에 매몰되어 살았던 삶에 불안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를 찾는 곳이 없구나, 내가 갈 곳이 없구나, 아무 직업이나 가질까? 그럼 어떤 일을 해야 하지? 그런 생각들로 나는 닥치는 대로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러 나섰다. 호텔 주방에서 셰프들 보조 업무도 해보고 힙합협회에서 공연문화도 경험해 보고 교회카페에서 제대로 봉사하려고 바리스타 1급 자격증도 따는 등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인생방학 이후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2년반 동안 다양한 일 체험을 하고 있을 즈음 미국계 명품화장품 회사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본부 셋업을 위한 일을 제의해 왔다. 역시 구관이 명관, 내가 있던 그곳이 내가 갈 곳이다! 그런 마음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과거에 싫었고 힘들었던 정치싸움과 그동안에 받았던 스트레스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이 일을 다시하기 위해 그곳을 떠나온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든 나를 찾는 곳이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기뻤고 적당한 연봉을 주니 그 또한 좋았었다 그러나 인생 후반기의 일 마저 동일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보며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작은 연봉이어도 행복한 일, 가치 있는 일을 찾겠다는 결심으로 그 일을 내려놓게 되었다.

 

2022년 12월에 완전하게 과거일과 굳바이를 하고 딱 한 달 후에 크리스천 관련 방송국의 새로 포지션을 추천 받았다. 그 일은 나의 도전적인 성향과 커리어를 접목하면 해낼 수 있는 완전 새로운 일이었고 무엇보다 크리스천인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었기에 추천된 후보자들과 경쟁하여 당당히 합격하였다. 

새로운 일터에서 내게 생소하게 행복한 일상은 매일 아침 경건 예배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1년이 넘어서 그런지 생소함은 사라졌어도 여전히 아침 일상이 즐겁다. 내가 더 열심히 움직여서 주주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닌, 방송을 보면서 눈물 지을 그분들을 생각하며 매일매일 출근을 하고 있다. 일상의 루틴으로 새벽 시간에 눈을 뜨고 주차장 같은 도로를 지나면서도 나는 음악을 즐기고 다소 힘겨운 주제가 생겨도 재미있게 풀어가려고 애쓰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일의 즐거움과 가치보다는 그 일을 통한 경제적인 것에 더 주안점을 둘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것에 매몰되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이들과 비교해서 자신을 몰아붙여 삶을 피폐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분명히 필요하고 그들의 포지션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면, 인생 후반기에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은 낮은 자의 위치에서도 나는 이 일을 할 때 행복할까? 나의 교만이 이 일을 망치지는 않을까?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함께 어울려 일을 만들어 가고 이루어가는 그 바퀴속에서 지혜자의 역할을 해 낼 때 이 사회가 발전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혜정 상상우리 에디터

명품 향수.화장품의 세계에서 브랜드 계약, 브랜드 론칭, 매장운영 전문가로 2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면서 다른 업계에서 일해보겠다는 생각이 없었답니다. 그러나 뉴노멀 시대에 저도 새로운 라이프를 맞이하게 되었고 과거의 도전적인 경험과, 삶을 관통하는 종교적 결단으로 새로운 50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의 변화는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과거 경험이 자양분이 되고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 그리고 많은 생각들을 녹일 때 기회는 오게 됩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십니까? 그 일이 새로운 도전의 자양분입니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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